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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 잔에도 '국격'이 있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그동안 말레이시아에서 우리 소주가 일본 술인 양 '쇼츄(Shochu)'라고 불리거나, 도수가 낮다는 이유로 술 취급도 못 받던 서러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2026년 4월부터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장벽이 허물어진다고 하네요. 술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정말 속이 다 시원한 소식입니다.
12도 넘어야 소주라고? "현실 모르는 규제"가 드디어 풀렸다
그동안 말레이시아 시장은 참 까다로웠습니다. 막걸리는 도수가 12%는 넘어야 하고, 소주는 16% 이상이어야 수입을 허가해줬거든요. 솔직히 요즘 누가 그렇게 독한 술만 마시나요? 우리가 좋아하는 6도짜리 부드러운 막걸리나 달콤한 과일 소주는 아예 명함도 못 내밀었던 거죠.
다행히 이번에 기준이 탁주는 3% 이상, 소주는 10% 이상으로 대폭 낮아졌습니다. 이제는 우리 술 본연의 맛을 현지인들에게 그대로 보여줄 수 있게 된 겁니다. 제 생각에는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된 승부'가 가능해진 것 같습니다.
'쇼츄'가 아니라 '소주'입니다, 이름 찾은 K-주류
이번에 제일 반가운 건 제품에 당당하게 'Soju'라는 고유 명칭을 쓸 수 있게 된 점입니다. 이름이 뭐가 중요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자존심 문제죠. 일본식 표기에 얹혀가는 게 아니라 우리만의 브랜드 정체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거니까요.
사실 이런 변화가 거저 얻어진 건 아닙니다. 2022년부터 우리 정부랑 기업들이 말레이시아 보건부 찾아가고 WTO 회의에서 목소리 높이며 끈질기게 매달린 결과라고 하더군요.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식의 규제 외교가 맺은 결실이라 더 값지게 느껴집니다.
아세안 시장의 '문고리'가 열렸다
말레이시아는 단순히 한 나라의 시장이 아닙니다. 주변 아세안 국가들이 식품 기준을 정할 때 말레이시아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여기서 길이 열렸다는 건, 조만간 동남아 전체에서 우리 술을 더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신호탄입니다.
마치며: 술은 문화라고 하죠. 이제 말레이시아 식탁 위에 우리 막걸리와 소주가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풍경을 상상해 봅니다. 단순히 수출액이 느는 걸 떠나, 우리 문화가 그들의 삶 속에 스며드는 그 기분 좋은 변화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