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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범죄의 속도가 이제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빨라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문자 한 통을 열어본 뒤 10분도 지나지 않아 돈을 잃고, 또 누군가는 모르는 번호의 전화를 받았다가 하루 만에 통장이 텅 비어버리기도 합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정부가 24일부터 시행하는 ‘긴급차단 제도’는 단순한 정책 하나를 넘어, 국민의 일상과 안전을 되돌려 놓기 위한 절박한 방파제로 느껴집니다.

경찰청은 SKT·KT·LGU+ 등 통신 3사와 삼성전자까지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신고된 피싱 번호를 10분 안에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열었습니다. 기존 제도는 신고 후 평균 2일이 걸렸기 때문에 범죄 예방 효과가 크지 않았습니다. 피해의 75%가 미끼 전화·문자를 받은 뒤 24시간 안에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는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겨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적용된 ‘간편제보’ 기능은 무척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문자를 길게 누르거나 통화 목록에서 번호를 선택하면 바로 ‘피싱으로 신고’ 버튼이 나타나는 방식은 모든 세대가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통화녹음 기능을 활용해 피싱범과의 대화 내용까지 바로 제출할 수 있다는 점도 범죄 수사에 중요한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간편제보 기능이 없는 휴대전화 이용자도 배제되지 않습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누리집을 통해 신고할 수 있어 사각지대를 줄였습니다. 모든 신고는 통합대응단이 실시간 분석하고 의심 번호는 즉시 통신 3사에 전달되며, 해당 번호는 우선 7일간 발신과 수신이 모두 차단됩니다. 이후 추가 분석을 거쳐 완전 이용중지 조치가 내려지는 구조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제도 시행 전 3주간의 시범운영 과정에서도 이미 제도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14만 건 이상의 신고 중 중복·오인 제보를 제외하고도 5000개 이상 전화번호가 차단됐고, 실제로 피해를 막은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제보된 음성파일을 듣던 중 다른 피해자에게 인증번호를 요구하는 피싱범의 행동이 포착되었고, 경찰은 즉시 번호를 차단했습니다. 그 순간 통화가 바로 종료되며 금전적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조치는 단순한 기술·행정 개선을 넘어 ‘참여형 치안’의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신고가 많아질수록 시스템은 더 강력해지고, 차단 속도는 빨라지며, 결국 보이스피싱 범죄는 더 많은 장벽에 가로막히게 됩니다. 국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안전망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지나친 허위 신고는 범죄 악용 가능성을 열어두는 만큼 주의가 필요합니다. 경찰도 악의적 허위 신고는 형사처벌 대상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결국 건강한 신고문화가 긴급차단 제도의 성패를 좌우할 것입니다.

전화 한 통으로 개인의 삶이 흔들리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이제 그 전화번호가 범죄에 쓰이기 전에, 혹은 단 한 건의 피해라도 발생하기 전에 즉시 차단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었습니다. 기술과 제도, 국민의 참여가 함께 만들어낸 변화가 일상 속 안전을 더욱 단단하게 지켜주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