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두 개를 나란히 놓으면 상황이 선명해집니다. 올해 합계출산율 전망치 0.7명 초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 21% 돌파. 아이는 덜 태어나고, 어른은 오래 삽니다. 이 두 흐름이 겹치면서 한국은 '초고령사회'로 공식 진입했습니다.
초고령사회가 뭔지부터 짚고 가면
유엔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면 고령 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입니다. 한국은 이 세 단계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통과했습니다.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까지 18년, 고령 사회에서 초고령사회까지는 7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같은 구간에 12년이 걸렸습니다.
출산율 0.7명이라는 숫자도 체감이 어렵습니다. 인구를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이 2.1명 이상이어야 합니다. 현재 한국의 출산율은 그 3분의 1 수준입니다. 이게 지속되면 2050년 생산가능인구는 지금보다 크게 줄어들고, 부양해야 할 노인 인구 비율은 급격히 올라갑니다.
경제에 어떤 영향이 오나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노동력 감소입니다. 일할 사람이 줄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성장률도 낮아집니다. KDI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을 1%대 후반으로 보고 있는데, 이런 인구 구조가 장기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둘째,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재정 압박입니다. 내는 사람은 줄고 받는 사람은 늘어납니다. 지금의 40대 이하 세대가 은퇴할 때쯤엔 연금 수령액이 지금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건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입니다.
셋째, 내수 소비 위축입니다. 인구가 줄고 고령층 비중이 늘면 소비 패턴이 바뀝니다. 젊은 층 소비 중심의 유통, 여행, 외식 업종은 타격을 받고, 의료와 요양 관련 산업 수요는 반대로 팽창합니다.
지금 나오는 대책들
정부는 저출산 대응에 매년 수십조 원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아이 돌봄 인프라 확대, 육아휴직 강화, 주거 지원 등이 주요 축입니다. 다만 출산율이 정책으로 단기간에 반등했던 나라는 드뭅니다. 핀란드, 스웨덴 같은 복지 강국도 최근 출산율이 내리고 있습니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선진국 공통의 흐름이지만, 속도와 낙폭은 한국이 유독 가파릅니다.
초고령사회 진입이라는 말은 뉴스에서 자주 나오지만, 막상 일상에서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지금 20~40대가 노후를 어떻게 설계할지, 연금 외에 무엇을 준비할지는 이미 지금의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