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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세입자 둘 중 하나는 이사 안 갑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by ppnnkr 2026. 3. 30.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중 48.2%가 갱신 계약이었습니다. 3월에는 이 비율이 51.8%로 올라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이사를 가는 세입자보다 그냥 눌러앉는 세입자가 더 많아진 겁니다. 왜 이런 흐름이 생긴 걸까요.

원인은 하나가 아닙니다

전셋값이 올랐습니다. 지난해부터 서울 아파트 전세 시세가 꾸준히 오르면서 새로 집을 구하면 보증금을 더 얹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반면 지금 살고 있는 집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면 5% 이내로만 올릴 수 있습니다. 새집보다 갱신이 훨씬 싼 겁니다.

매물이 없습니다. 공시가격 급등과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거나 아예 매물을 거두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전세 자체가 귀해지니 선택지가 줄어드는 거죠.

대출 규제도 영향을 줍니다. 전세 대출 한도와 조건이 예전보다 까다로워졌습니다. 새 전세를 구해도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어렵다면 이사 자체를 포기하게 됩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확대도 일부 지역 세입자들의 이동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세입자 입장에서 손익 계산

갱신을 선택하면 당장 보증금 추가 부담이 적고, 이사 비용도 없고, 아이 학교를 안 바꿔도 됩니다. 이 세 가지만 봐도 번거로움을 피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반면 새로 이사하면 시세대로 올라간 보증금에 중개수수료, 이사비까지 나갑니다.

다만 갱신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갱신청구권은 임차인 1인당 한 번만 쓸 수 있습니다. 이미 쓴 분들은 다음 계약 때 집주인이 시세대로 올릴 수 있고,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나가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갱신을 선택했다고 영원히 안전한 건 아닙니다.

이게 집값에는 어떤 신호일까요

전월세 갱신 비율이 높다는 건 전세 시장이 빡빡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는 남아 있으면 전세 가격은 오르기 쉽습니다. 매매 시장에서도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갭투자' 유인이 생기고, 집값을 받치는 힘이 됩니다.

지금 서울 전세 시장은 이사보다 눌러앉기를 택하게 만드는 구조가 됐습니다. 세입자 개개인의 선택이 모여 시장 전체의 흐름을 만들고 있는 셈입니다.